[재고 없슴]
1917년 러시아 혁명을 그린 만화
| 책속으로 |
'블라디미르 일리치가 빠르게 연단으로 올라 '동지들이여!'라고 목을 굴리며 명확히 말하였다. 그는 말을 잘 못하는 것 같아 보였으나 잠시후 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말에 빨려 들어갔다. 매우 복잡한 정치문제들을 그토록 단순하게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문장을 아름답게 말하려 하지 않았으며, 단어 하나하나를 놀랍도록 손쉽게, 그리고 단어의 의미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듯 정확하게 표현하였다.
가볍게 위로 올려져 앞으로 내민 그의 팔과, 말을 담고 있는 듯한 그의 손은 적의 주장들을 축출하면서 노동자 계급이 자유주의 부르주아지의 위나 옆을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들을 내세웠다...... 이 모든 것은 탁월하였다. 레닌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이름으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간력하게 하는군'이라고 소곤거렸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막심 고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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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피의 일요일...제정러시아는 일본과 강화조약을 체결하고, 일제는 조선을 오로지하려는 야욕을 본격화한다.
1917년 2월혁명..우연과 필연이 뒤엉켜 제정러시아는 붕괴하고
같은 해 10월혁명...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의 무장봉기가 승리하고, 19세기 맑스의 예언은 다소 엉뚱한 곳에서 실현된다.
공산주의 국가의 등장...바야흐로 세계혁명과 냉전으로 특징지어지는 20세기의 시작이었다. 지금껏 우리민족의 생존을 근본적 수준에서 규정하는 그런 20세기 체제...바로 그것의 시작이었다.
풍부한 사진과 간결한 해설, 이 책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킨다. 150p의 적은 분량이지만 이 책이 제공하는 정보량이 결코 만만치는 않다. 러시아 역사 전문가 니콜라 베르트가 들려주는 러시아 혁명의 실제는 '뜨거운 민중의 승리'류의 당위나 환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탐탁치는 않지만, 역사는 실증에서 출발해야 하는법...당위에서 출발해 실증을 곡해한다면 그건 이미 '역사'가 아니라 '정치', 혹은 '정략'이리라.
우리민족의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던 러시아의 근대사와 혁명...그 과정에 대한 간결하고도 읽기 쉬운 정보를 원한다면 이 책이 적격이리라 믿는다. [2001-05-28]